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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움직이는 글씨

손과정(孫過庭) 서보(書譜) - 인서구노(人書俱老)

by 장천 2024.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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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과정(孫過庭, 648-703)이 초서로 쓴 서보(書譜)”는 서예 이론서로서

동진의 왕희지를 극찬하면서도 서예의 본질과 가치, 비평, 예술정신 등이 담겨 있어

20대 공부시절에 초서로 된 원문을 번역을 해 가며 공부했던 서예 교과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중 오늘은 인서구노(人書俱老)”의 의미가 들어있는 부분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처음 제가 서보를 펼치고 "분포(分布)로 시작해 험절(險絶)을 거쳐 다시 평정(平正)으로 가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받은 경의로움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네요.

 

지금은 손과정 서보 역해라는 책이 시중에 나와 있으니 글씨 공부를 한참 하시는 분들게 일독을 권합니다.

 

 

勉之不已 抑有三時(면지불이 억유삼시)

時然一變 極其分矣(시연일변 극기분의)

至如初學分布 但求平正(지여초학분포 단구평정)

旣知平正 務追險絶(기지평정 무추험절)

既能險絶 復歸平正初謂未及(기능험절 부귀평정초위미급)

中則過之 後乃通會 通會之際(중즉과지 후내통회 통회지제)

通會之際 人書俱老(통회지제 인서구노)

 

서예 공부에 힘쓰기를 그만두지 않으면 세 단계의 변화가 있을 것이니

한 번 변화할 때마다 극기분(서예의 지극한 경지)에 이를 것이다.

처음 분포(分布,점획의 안배, 포치)를 배울 때에 이르러서는 오직 평정(平正: 평평하고 반듯함)을 추구하고, 평정의 경지를 이미 알고 나면 험절(險絶: 개성이 충분히 발휘된 변화의 글씨)을 추구하기를 힘쓰고, 험절에 이미 능하면 다시 평정으로 돌아오게 된다. 처음 平正의 단계를 시작할 때에는 미급(노력이 미치지 못함)하다 여겨야 하고, 중간 險絶의 단계에는 과지(過之, 의식적으로 변화를 지나치게 줌)하다 여기면 나중에는 통회(通會, 관통하여 자세히 이해 함)하게 되고, 통회 속에서 사람과 글씨가 함께 노성(老成)하게 된다.

 

노랑색 글씨가 우에서 좌로 勉之不已 ~  人書俱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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