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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움직이는 글씨

좋은 이웃을 얻기 위한 지혜

by 장천 2022.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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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좋아하는 사자성어 중에 千萬買隣(천만매린)’이란 말이 있습니다.

千일천 천, 萬일만 만, 買살 매, 隣이웃 린

직역하자면, ‘천만 냥으로 이웃을 사다라는 뜻입니다.

 

중국의 四書南史의 여승진전(呂僧珍傳)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송계아(宋季雅)라는 사람이 여승진이란 사람이 사는 옆집에 집을 사고 이웃이 되었다.

송계아가 이사오자 여승진이 송계아에게 얼마를 주고 집을 샀냐고 물었다.

송계아는 집값으로 1100만 냥을 주었다고 대답했다.

여승진은 100만 냥 정도면 살 수 있는 집을 너무 많이 주었다고 하였다.

그러자 송계아는 "100만 냥으로 집을 사고, 1000만 냥으로 이웃을 산 것입니다."

이웃이란 바로 여승진을 말하는 것이었다.

여승진은 놀라서 그를 극진히 맞이하였다.

 

이 이야기는 좋은 이웃을 얻기 위해서는 터무니없는 값을 지불하는 것 조차

아깝지 않다는 뜻으로, 좋은 이웃을 얻기 위하여 얼마나 노력해야 하는가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좋은 이웃이란 나의 좋은 스승이다.’란 말도 있습니다.

千萬買隣 35x38, 2007

요즘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게 좋은 이웃이고 좋은 친구라고 합니다.

부를 축적했다고 모든 것을 만족시킬 수는 없습니다.

가질수록 나누는 삶을 살 때 좋은 이웃과 좋은 벗들이 많아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실천을 못하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법정스님은 청빈(淸貧), 즉 맑은 가난을 절제된 아름다움이며 삶의 미덕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또한 빈()의 한자를 풀어보면, () + ()

, 빈은 재물을 나눈다는 뜻이지 결코 가난이란 뜻이 아니며, 청빈의 상대개념은 부()

아니라 탐욕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지금이라도 좋은 이웃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가진 재물을 좋은 곳에 쓸 줄 아는 맑은 가난을 실천해 보는 삶을

살아보는 건 어떨까요.

 

 

淸貧 45x69, 2011

 

주어진 가난은 우리가 극복해야 할 과제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맑은 가난, 즉 청빈은 절제된 아름다움이며

삶의 미덕이다.

 

 

淸貧 19x92, 2011

 

 

淸貧은 맑은 가난이 아니라

그 원뜻은 나눠 가진다는 뜻이다.

청빈의 상대 개념은 가 아니라 貪慾이다.

 

한자로 위에 이고,

위에 나눌 자이다.

탐욕은 화폐를 거머쥐고 있는 것이고,

가난함은 그것을 나눈다는 뜻이다.

따라서 청빈이란 뜻은 나눠 갖는다는 뜻이다.

 

주어진 가난은 우리가 극복해야 할 과제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맑은 가난, 즉 청빈은 절제된 아름다움이며

삶의 미덕이다.

 

풍요 속에서는 사람이 타락하기 쉽다. 그러나

맑은 가난은 우리에게 평안을 가져다주는 올바른 정신을

지니게 한다.

 

- 류시화 시인이 엮은 법정스님 어록 <산에는 꽃이 피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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