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이 시작된 계양산은 이미 가을이 깊어 낙엽이 많이 떨어지거나 빛을 바랬다. 그나마 계산역에서 계양산쪽으로 놓여있는 큰 길가 양쪽 은행나무가 풍성한 노란잎으로 화사하게 맞이한다.
10여 년 동안 계양산을 100번도 넘게 다니면서 정작 계양산을 상세하게 소개한 적은 별로 없는 것 같아 이번에는 계양산에 처음 가시는 분들을 위해 정리를 해 보았다.
계양산은 높이 394m로 강화도를 제외한 인천에서는 가장 높은 산이다. ‘계(桂)’ 계수나무 계자를 쓰나 계수나무가 많은지는 모르겠고 봄에 진달래가 많이 핀다. 어느 산이나 마찬가지겠지만 계양산도 정상을 오르기 전 마지막 20~30분 정도는 깔딱깔딱 숨이 넘어가야 정상에 오를 수 있다.
계양구에 있기에 지하철 계산역에서 내리면 약500m 정도 걸어가면 계양산 입구가 나온다. 계양역에 내려서 오르는 분들도 있는데, 주변에 상가와 주택들이 없이 넓은 밭과 주차장 밖에 없는 썰렁한 곳이라 이쪽 코스는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나 또한 이쪽 코스는 한번 찾다가 들머리를 못 찾아 돌아온 일이 있다. 승용차로 오시려면 계양산성박물관 맞은 편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되는데, 주말에는 차댈 곳이 없을 수 있다. 단 월요일은 주차비가 무료다. 경인여대 앞에도 공영주차장이 있는데, 연말까지 공사중이라 차를 댈 수가 없다.
계양산 정상을 오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가장 빨리 오르려면 경인여대쪽에서 200M올라가면 계양공원관리사무소가 나오는데, 여기에서 하느재쉼터로 올라 정상을 찍는 방법이 가장 빠르다. 단 이 코스는 오로지 계단으로만 올라야 된다고 보면 되는데, 산을 잘 타는 분들은 30~40분 정도면 정상에 오를 수 있으나 산을 못 타는 분들은 계단이 힘들 수 있다.
내가 추천하는 코스는 산을 잘 타는 분들을 위한 코스와 산을 못 타는 분들을 위한 코스 두 가지다.
일단 산을 잘 타는 분들은 계양산이 큰 산은 아니라서 정상을 다녀오면 뭔가 좀 부족한 느낌이 들 수가 있다. 이런 분들은 내가 권하는 코스를 타면 그나마 좀 낫다. 코스 길은 다음과 같다.
계양산성박물관을 쳐다보고 우측으로 조금 오르면 옆에 공연장이 있고 공연장 바로 위에 화장실이 있다. 화장실을 가실 분들은 여기를 들리면 되고 그렇지 않은 분들은 공연장 우측길로 가면 된다. 그렇지 않고 직진해서 돌계단으로 계속 올라 육각정으로 도달해 계양산 능선을 탈 수 있다. 암튼 공연장을 쳐다보고 우측길로 500M쯤 두르면 다시 좌측 육각정 올라가는 길이 나오고 직진하면 묵상동솔밭 이정표가 나온다. 여기에서 육각정으로 올라 능선을 따라 팔각정을 지나 하느재쉼터에 도달하면 약 30여분 정도 소요된다. 여기서 바로 정상을 차면 거리가 짧기에 우측 무당골약수터로 내려와 무당골에서 좌측 묵상동솔밭 방향으로 간다. 좀 가다보면 피고개 이정표가 나오는데, 여기서부터는 묵상동솔밭 이정표는 무시하고 피고개 이정표를 따라 20여 분 걸어가면 철탑이 세워진 피고개에 도달한다. 여기에서 정상을 향에 좌측 산을 오르는데, 계양산 정산을 계단없이 흙길로 오를 수 있어 좋다. 이렇게 20여분 오르면 헬기장이 나오고 정상이 코앞에 보인다. 정상 찍고 앞쪽 헬기장쪽으로 내려오면 계단길로 하느재 쉼터에 도달하고하느재쉼터에서 우측으로해서 계양공원관리사무소(경인여대)로 내려오면 에어청소기가 있어 신발과 옷을 청소하고 화장실을 들릴 수 있다.
다시 간단히 정리하면,
-산을 잘 타시는 분들을 위한 코스
계양산성박물관 – 임학공원 방향 – 육각정 – 팔각정 – 하느재 – 무당골약수터 – 묵상동솔밭 방향 – 피고개 – 헬기장2 - 정상 – 헬기장1 – 하느재쉼터 – 계양공원관리사무소(경인여대)
총3.6km 2시간(산을 잘 타시는 분이 휴식시간을 뺀 시간)
두 번째 산을 잘 못하는 분들을 위한 코스는 마찬가지로 계양산성박물관 우측으로 올라 공연장 옆으로 지나 임학오거리까지 걸어가 임학정으로 가지 말고 좌측 묵상동솔밭 방향으로 가다가 무당골약수터를 지나 그 다음부터 위의 코스와 같이 가면 된다. 다시 정리하면,
계양산성박물관 – 임학오거리 – 무당골약수터 – 묵상동솔밭 방향 – 피고개 – 헬기장2 - 정상 – 헬기장1 – 하느재쉼터 – 계양공원관리사무소(경인여대)
총3.8m 2시간30분(산을 잘 못타시는 분이 휴식시간을 뺀 시간)
그 외에도 계양산 정상을 오르는 스타트는 계양산장미원쪽에서 장매이고개로 해서 오르는 방법이 있으나 헷갈릴 수도 있고 대중교통에서 접근성이 멀어져 권하지 않는다.
또 무당골을 지나 피고개 방향으로 가다가 정상으로 차는 코스도 두 군데 정도 있으나 계양산을 자주 찾는 분들은 산의 형세를 잘 알아 가도 되나 크게 권할만한 코스는 아니다.
계양산은 정상에 바로 밑에 앞 뒤로 막걸리를 파는 곳이 있다. 한 잔에 3천원, 한 병에 6천원이고, 안주로 멸치와 마늘쫑을 주는데, 땀을 흘린 뒤 한모금 사먹기 딱 좋고 아이들을 데려왓을 땐 아이스크림도 파니까 하나 사 먹으면 꿀맛이다. 또 계양산은 초입부터 정상부근까지 쉴 수 있는 공간이 많아 여기저기 삼삼오오 모여 도시락을 먹는 모습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그 만큼 나들이 나오기 좋은 곳이다. 경인여대나 계양산성박물관쪽으로 내려오면 식당들도 많이 있으니 가족나들이를 오는 분들이 많다. 무릎이 안좋아 정상 오르기 힘든 분들은 두 번째 코스로 진입해 계양산성 둘레길을 돌아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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